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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21(목) 16:08
전두환씨 23년 만에 법정에 선다… 핵심 쟁점은 '고의성' 유무

1996년 내란죄 재판 뒤 다시 형사재판
형사 재판 핵심쟁점은 ‘고의성’유무
"사법 시스템 존중해야…진정성" 촉구도

남도투데이 namdo2030@naver.com
2019년 03월 10일(일) 15:29
1996년 내란죄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던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설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법은 오는 11일 오후 2시30분 법정동 201호 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아래 전 씨 재판을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전 씨는 2017년 4월에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 고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지난해 재판에 넘겨졌다.
오월 단체와 유가족은 2017년 4월 전 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며, 검찰은 수사 끝에 전 씨를 불구속기소했다.
전 씨는 지난해 기소 이후 5월과 7월·10월·올해 1월까지 수차례 재판 연기 요청과 관할지 다툼, 건강 상의 이유를 들어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법원은 지난 1월 "피고인(전 씨)의 불출석으로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 연기할 수 밖에 없다"며 이달 11일로 재판을 연기했다. 아울러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의 효력 기간은 오는 11일 까지이다. 인치 장소는 광주지법 법정동 201호 대법정이다.
전 씨의 변호인은 최근 검찰에 '이번 재판에는 전 씨가 출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부인인 이순자 씨의 법정 동석도 신청했다.
재판장은 전 씨의 연령 등을 고려, 변호인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전 씨가 이번 재판에 실제로 출석한다면 이순자 씨도 동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차례 연기와 불출석으로 재판을 지연시켜 오던 전 씨의 출석 의사는 이번 재판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경우 구속영장 등 강제조치로 이어질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변 광주·전남 지부장 김정호 변호사는 "형사재판의 피고인으로서, 이에 앞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법치주의 국가의 사법 시스템을 존중했으면 한다"며 "진정성과 함께 재판에 임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10일 광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전 씨 재판의 핵심 쟁점은 '고의성' 으로 압축된다.
즉, 5·18 민주화운동 당시와 이후 시점 광주에서 헬기사격의 실체를 알고서도 자신의 회고록 1권 '혼돈의 시대'에 조 신부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는지 여부다.
전 씨는 2017년 4월3일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광주사태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 신부가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기술했다.
이에 오월단체와 유가족은 즉시 반발, 전 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1980년 광주에서 실제 헬기사격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전 씨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헬기사격 유무를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상당 시간 다양한 자료와 여러 진술을 검토·확인한 검찰은 1980년 광주에서의 헬기사격이 사실이라고 결론 지었다. 이어 전 씨가 고의로 조 신부를 비난했는지를 파악하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췄다.
사자명예훼손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고인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성립한다.
형사 처벌을 위해서는 적시된 내용이 허위사실이며, 작성자에게 적시된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고의성)이 있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수사를 이어가던 검찰은 12·12 내란을 주도한 뒤 당시 광주에서의 시위 진압 상황을 보고받은 점, 국과수 전일빌딩 감정 결과 등 회고록 발간 당시까지 헬기 사격에 부합하는 자료가 다수 존재했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조 신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점에 비춰 전 씨에게 범죄의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 기소에 이르렀다.
하지만 전 씨 측은 서면 진술서를 통해 '5·18은 자신과 무관하게 벌어졌으며, 알고 있는 내용도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지난해 4월 광주지법에서 열린 회고록 손해배상 소송 민사재판에서도 전 씨 측 법률 대리인은 "의견을 표현한 것이지 5·18 단체의 명예나 5·18 정신을 비하할 의사는 없었다. 고의 자체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사자명예훼손에 '고의성이 있었다'는 검찰과 이를 부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 씨 측의 주장이 향후 재판 과정에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인다.
사자명예훼손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만석기자
남도투데이 namdo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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