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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15(금) 14:35
"5·18 진실 밝혀진 게 아냐… 한참 멀었다"

5·18 정사 편찬 나선 정수만 전 5·18유족회장
"피해 보상했다고 5·18 끝났다고 해선 안 돼"

남도투데이 namdo2030@naver.com
2016년 12월 21일(수) 16:50
"5·18 민주화운동은 밝혀진 게 아니라 아직도 한참 멀었다니까."
정수만(70) 5·18연구소 비상임연구원(전 5·18 유족회장)은 21일 아침 여느 날과 다름없이 5·18기념문화센터 시민사랑방으로 출근했다.
그의 하루 일과는 5·18민주화운동 정사(正史)편찬을 위한 기초 작업이다.
정 전 회장은 최근 국회, 정부기록물보관소, 육군본부, 검찰, 기무사 등에서 30여년 간 수집한 5·18 기록물을 일지 형태의 컴퓨터 파일 정리, 5·18기념재단에 기증했다. 기증한 자료만 A4 용지 1200쪽 분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재단과 함께 이 기록을 중심으로 5·18 정사 편찬을 진행하고 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햇볕이 들어오면 눈이 침침해져 자료를 보는 게 힘들다"던 그는 "보상 주고 국가유공자 예우해 줬으니 5·18을 끝났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발견된 전일빌딩 내 헬기 사격 탄흔은 끝나지 않은 5·18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정 전 회장은 "군이 36년 동안 아니라고 부인했다. 증언은 있는데 증거가 없었다. 생각지 못한 곳에서 발견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 중요한 진실은 밝혀진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36년이 지난 현재까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5·18 사망자 수도 지적했다.
정 전 회장이 정사 편찬을 위해 최근 정리한 5·18 사망자(1980년 5월18~27일 사망)는 165명, 부상 후 사망자(5월28일 이후 사망) 561명, 실종자는 67명 등 793명이다.
반면 광주시와 전남도가 올해 발간한 '민주장정 100년, 광주·전남 지역 사회운동사'에는 '5·18 유공자 5517명 중 사망 155명, 행방불명 81명, 상이 후 사망 110명' 등으로 기록돼 있다.
정 전 회장은 "광주시는 보상을 해준 숫자로 집계한다. 가족 없이 시체만 있는 사람은 뺀다. 시 통계와 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날 광주시 실무 부서는 5·18 사망 인원 등을 문의하자 "자료를 찾기 어렵다. 5·18연구소 정수만 연구원에게 문의하라"고 답변했다.
정 전 회장은 "시가 5~7차 5·18보상법 피해 신청자의 이름과 생년월일만 5월 단체와 공유하면 보다 정확한 통계를 낼 수 있다. 현재 정리된 통계도 정확한 게 아닌 가장 근접한 자료"라고 전했다.
계엄군 발포 등을 언급하면서는 목소리를 더 높였다.
정 전 회장은 "(19)90년대 내란죄와 살인죄로 처벌받은 전두환·노태우 재판이 어떻게 5·18 재판이냐. 12·12 쿠데타와 5공 비리 재판에 싸잡아서 넘어간 것"이라며 "발포 명령자도 검찰의 의지가 없어서 밝혀지지 않은 것이지 못 밝힌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의 발포 역시 시민군이 가져온 장갑차에 계엄군 1명이 치어 숨져 자위권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죽은 병사는 계엄군의 장갑차에 치어 죽었다. 언젠가는 증거로 낱낱이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회장은 또 "(19)80년 5월24일 광주보병학교와 11공수여단 등 광주에서 오인 사격으로 군 병력끼리 2번의 교전이 있었다. 공수부대원들이 많이 사망했다. 시민군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90㎜ 무반동총을 쏘고 크레모어까지 터트려 죄 없는 주민들이 숨졌다. (이런 잔혹함을)광주 시민들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잊힌 과거는 결국 다시 일어날 수 있다"며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아직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5·18 정사 작업도 이 같은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또 다른 발걸음이다.
정 전 회장은 "5·18 정사에 이 같은 내용이 들어간다. 내년 5월이면 기초 작업한 내용을 공개한다. 5·18 때 광주와 전남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났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거 없는 발간물이 나와선 안 된다. 독자들이 그것을 사실로 믿어버리면 5·18은 그것으로 끝난 것"이라며 "역사를 기록한 원기록과 그 이후 변절돼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기록을 구분하고 찾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이를 충실하게 제대로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전 회장은 '5·18 기록자, 걸어다니는 5·18백서'로 불린다.
5·18 당시 남동생을 잃은 그는 1980년대 중반부터 국회와 정부기록물보관소, 육군본부, 검찰, 경찰, 국군통합병원, 기무사, 해외 대학 등을 다니며 30여만쪽 이상의 5·18 자료를 수집하고 기록에 힘써왔다.
남도투데이 namdo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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