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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광주항쟁 이후 37년···다시 비난의 중심에 선 전두환 전 대통령

전두환 추징금 1151억 미환수···1980년 5월 광주 왜곡한 회고록 발간
출판·배포 금지에도 여전히 유통···'전두환 범종' 반환 지지부진
5월 단체 "제대로 된 진상규명·책임자 처벌로 5·18 왜곡 막아야"

남도투데이 namdo2030@naver.com
2017년 08월 24일(목) 13:46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범시도민대책위원회가 23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 당시 공대지폭탄을 장착한 전투기의 광주 출격과 전일빌딩 헬기 기총 소사 등 진상 규명과 학살 책임자인 전두환과 노태우의 재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23일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 쇠창살이 등장했다.
창살 안에는 전두환과 노태우 가면을 쓴 시민들이 죄수복을 입은 채 포승줄에 묶여 있었다.
5월 단체와 광주지역 시민단체는 이들을 끌어내 5월 영령들의 상처와 한을 품고 있는 옛 전남도청 앞에 무릎을 꿇렸다. 고개를 푹 숙인 이들을 향해 시민들은 "5·18 학살 책임자들을 재구속하라"고 소리쳤다.
마침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일빌딩 헬기 기총소사와 공군 전투기의 출격대기 명령에 대한 특별조사를 지시하며 5·18 진상규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이 소식을 들은 김후식 5·18부상자회장은 "5·18 진상 규명이 안 된 상황에서 전두환과 노태우 등 신군부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다"며 "잘못했다고 반성도 하지 않았는데 용서를 해 준 것이 5·18 왜곡 세력을 양산했다.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전두환과 노태우 등에 대한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5·18민중항쟁이 일어난 지 37년이 흐른 2017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는 이름이 다시 한 번 비난의 중심에 서고 있다.
발단은 광주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헬기 사격 탄흔이었다. 계엄군이 광주 시민들을 향해 헬기에서 무차별 사격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한 '전일빌딩 탄흔'으로 인해 발포 명령자로 지목된 전두환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5·18을 북한군의 폭동으로 묘사한 '전두환 회고록'과 영화 '택시운전사'의 1000만 흥행, 5·18 당시 폭탄을 실은 전투기 출격 대기 보도 등은 이 같은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현재 그가 자행한 잘못을 바로잡고 그 흔적을 지우기 위한 발걸음은 여전히 더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7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았지만 정부가 지금까지 환수한 추징금은 1151억여원으로 추징금의 52%에 불과하다.
2013년 8월 '공무원 범죄에관한몰수특례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전두환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을 구성한 검찰은 결국 '전두환 회고록' 발간으로 얻는 인세 수익을 국고로 환수키로 했다.
법원 역시 이 같은 인세 수익에 대한 압류와 추심 명령 신청을 받아들였다.
'전두환 회고록'은 모두 3권으로 이뤄졌으며 권당 2만3000원이다. 인지세 수익을 환수하더라도 1000억원이 넘는 남은 추징금을 모두 환수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회고록 중 5·18을 왜곡한 내용이 포함된 1권 '혼돈의 시대'는 5·18기념재단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현재 법원에 의해 출판과 배포가 금지됐다.
5·18을 왜곡한 33곳의 내용을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않으면 출판이나 배포를 할 수 없지만 '회고록'은 여전히 전국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유통되거나 대출되고 있다.
5·18기념재단에는 지난 22일까지 서울과 강원도, 부산 등 공공도서관을 비롯해 전국 대학의 도서관, 동네 서점에서 '전두환 회고록 1권'이 대출되거나 진열 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전두환 회고록 출판·배포 불법행위 신고 전화'를 운영하고 있는 광주YMCA에는 하루 5~6건의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기념재단은 전두환 회고록의 불법 배포·판매가 확인되는 즉시 해당 사실을 각 도서관과 서점 등에 통보하고 있지만 신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재단은 이 같은 증거 자료를 모아 전두환 전 대통령 측에 간접강제금을 부과시킬 예정이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출판과 배포 금지 명령을 어길 시 재단 등에 1회당 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전두환 전 대통령측은 법원의 회고록 출판과 배포 금지 판결에 불복, 이의신청 절차를 밟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특히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않았다"며 5·18은 북한군에 의한 폭동이라는 주장 등을 굽히지 않고 있다.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범시도민대책위원회가 23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 당시 공대지폭탄을 장착한 전투기의 광주 출격과 전일빌딩 헬기 기총 소사 등 진상 규명과 학살 책임자인 전두환과 노태우의 재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이 외에 전남 장성 상무대 군 법당에 있는 이른바 '전두환 범종(梵鐘)' 반환 문제도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이 범종은 5·18 민주화운동 이듬해인 1981년,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상무대 방문 때 상무대 내 군 법당인 법무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범종을 기증하면서 '전두환 범종'으로 불려왔다.
'전두환 범종'은 1994년 상무대가 장성으로 이전한 이후에도 5·18기념공원 내 사찰인 무각사에 그대로 보관돼온 사실이 알려지며 시민들이 반발했고 2006년 철거됐다. 1년 뒤 상무대로 옮겨진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되풀이됐다.
광주시는 상무대가 장성으로 이전하면서 국방부로부터 무각사 시설 소유권을 무상양여받아 민간사찰인 송광사에 관리를 맡겼다. 시는 이 때 '전두환 법종'의 소유 권한도 넘겨받았기 때문에 군이 범종을 반환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지난해 5월 범종의 반환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의견을 다시 한 번 군부대에 전달했다.
당시 광주시와 육군본부 군종실은 광주 시민들의 뜻을 존중해 석가탄신일을 제외한 5월 한 달 동안 '전두환 범종'을 타종하지 않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육군본부 측은 군, 일반 신도 등이 함께 시주해 만든 종교적 유물인 만큼 '전두환 범종이라는 명칭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표명하며 사실상 범종 반환에 대해서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후 광주시와 육군본부 측의 대화는 1년 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전두환 범종'은 올해 1월1일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통해 광주 인근에 울려퍼졌다. 이후 타종은 없었지만, 올해 말 '제야의 종' 타종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5월 단체와 시민사회단체는 하루 빨리 범종을 국방부로부터 돌려받아 녹여 없애거나 교육 전시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5월 단체는 광주시민사회는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정영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대표는 "본격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특검이든 특별위원회 등 수사, 기소권을 가진 조사 단체가 하루빨리 꾸려져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철저한 진실 규명으로 5·18에 대한 왜곡을 없애고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지난 1994년 5·18단체와 광주시민단체는 5·18 문제 해결을 위한 5대 원칙을 제시했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명예회복, 피해자 배·보상, 기념사업인데, 이는 유엔(UN) 인권이사회에서도 국가폭력의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모델로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상임이사는 "그런데 5·18 문제는 그 중 1번인 진상규명이 제대로 안 된 채 명예회복부터 진행됐다"며 "그 순서가 지켜지지 않은 게 '전두환 회고록' 등 5·18 역사 왜곡의 문제를 만들고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라며 "충실한 진상 규명 이후 다른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 진상규명과 관련한 특별법이 국회에 올라가 있다"며 "특별법을 국회에서 빨리 통과시켜 진상 규명 위원회를 설치하고 1980년 5월 광주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 왜 벌어지게 됐는지, 철저히 조사해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3일 출간된 1권 '혼돈의 시대'(1979~1980)는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부터, 12·12사태,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대한민국 격동의 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그러나 5·18을 왜곡한 내용이 담기면서 현재 법원으로부터 출판과 배포가 금지됐다.
남도투데이 namdo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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