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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16(목) 16:04
'막강한 권한 행사 ·구조적 비리 취약' 사학재단의 현주소

채용권·인사권·징계권 등 학교운영 전권 행사
학교재정 90% 가량 세금 충당, 권리만 누려
교육당국 견제 수단 적어 부정·부패에 취약
사립학교법 개정해 공공성·투명성 강화해야

남도투데이 namdo2030@naver.com
2018년 07월 18일(수) 16:02
광주 모 사립학교법인이 운영하고 있는 D고교에서 고3 수험생의 중간·기말고사 시험지가 유출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사립학교법인에 내재된 구조적인 문제를 수술대 위에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국적으로 사학의 비율이 높은 광주지역에서 유독 사립학교의 각종 비리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어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트리고 있다.
18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156개 중·고등학교 중 사립학교 법인은 67개로 사학 점유율이 43%이며 44%인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가장 높다. 고등학교만 놓고 보면 전체 고교 67곳 중 사립이 42곳으로 63%에 달한다.
국가 재정이 빈약해 공교육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인 70~80년대 광주는 물론 전국적으로 사학들이 설립되기 시작했다.
인재양성으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뜻있는 지역 유지들이 사재를 털어 교육에 투자하면서 사학이 중등교육의 큰 축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사학 운영권이 세습되고 이사장이 제왕적인 권력을 휘두르면서 교육의 본질을 벗어난 각종 부정·부패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당국의 관리·감독은 사립학교법에 막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사립학교법에 따라 사학재단은 교사 채용과 인사, 징계권 등 학교운영 전반에 막대한 권한을 누리고 있다.
문제를 일으킨 사립학교 교직원에 대해 교육청이 징계를 요구해도 재단 이사장이 징계를 하지 않으면 마땅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
교육당국이 겨우 재정지원 축소와 학급 수 감축 등 채찍을 들 수 있지만 이마저도 해당 사학이 학생들을 볼모로 잡고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반발하면 무용지물이다.
광주지역 사립학교법인들은 의무는 다하지 않고 권한만 누린다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광주지역 사립학교법인 중 2016년 기준 법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법정전입금을 100% 완납한 학교는 5곳 뿐이다.
교직원의 급여와 시설 건축비 및 유지·보수비, 급식비 등 학교운영예산의 90% 가량을 국민의 혈세인 세금으로 지원받고 있다.
국·공립학교와 같이 세금으로 학교를 운영하면서도 자율성만을 고집하고 있어 교육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학재단의 아집은 정치권과 성적지상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학부모들의 지원이 있어 가능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시 한나라당은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한 사학법 개정안을 전국을 돌며 반대해 막아냈다.
학부모들도 자녀가 명문대에 진학하도록 사학재단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사립학교들이 현재도 성적 상위권 학생들을 기숙사에 모아놓고 특별관리를 하고 있다.
이번에 고3 시험지가 유출된 사립학교도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던 중 동급생이 유출된 시험지로 공부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립학교에 대한 학사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학생들이 아니었다면 행정실장과 학교운영위원장의 공동범행은 완전범죄로 묻힐 수도 있었다.
공무원 신분인 공립학교 교직원이 비교적 자기 관리에 신경을 쓰는 반면 사립학교 교직원은 이사장과 재단의 눈밖에만 나지 않으면 무탈할 수 있다는 점도 비리 발생과 비례하고 있다.
최근들어 광주지역 공립학교의 구조적인 비리가 적은 반면 사립학교에서는 S여고 성적 조작, D여고 채용비리, S고 진학부장 특정 학생 성적 관리, J고 교장 학생 성추행 구속 등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학재단들이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자녀나 친인척을 '품앗이' 형식으로 서로 채용해 주고 있다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사립학교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사 채용만이라도 교육청에 위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학재단은 인사권 침해라며 거부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는 재단이 제왕적인 권력을 휘두를 수 있어 국·공립학교보다 부정·부패에 취약하다"며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공공성과 운영 투명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진기자
남도투데이 namdo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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