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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로 기아차 취업사기 실체 드러나…채용비리 여부 촉각

구속 4명·불구속 6명, 피해자 101명
피해금 50억대, 구직자 절박함 악용

남도투데이 namdo2030@naver.com
2018년 07월 29일(일) 15:59
7개월에 걸친 경찰의 끈질긴 수사로 '50억대 기아자동차 취업사기 행각'이 실체를 드러냈다.
사기 범죄를 저지른 기아차 광주공장 전·현직 직원과 노동조합 간부, 사내 하청업체 직원, 차량 정비업체 대표 등은 구직자들의 절박함을 악용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101명에 달하는 만큼 기아차 고위직·노조 간부의 청탁 등으로 실제 채용된 사례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대규모 입사 비리·채용사기 사건'이 불거져 경찰 수사가 이뤄진 것만 이번이 3번째다.
◇ 구속 4명·불구속 6명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9일 기아차 광주공장 또는 하청업체 직원으로 취업시켜 줄 것처럼 속여 돈만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전 노조 부지회장 A(49)씨, 하청업체 직원 B(37)씨, 전 노조 대의원 C(41)씨, 취업 알선 브로커 D(61)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브로커인 기아차 전·현직 직원 2명과 하청업체 직원 1명 등 6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 가운데 구직자를 소개해준 대가로 1억1500만원을 챙긴 기아차 전 직원 E(6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씨는 지난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기아차 정규직 사원으로 취직시켜주겠다'고 속여 39명에게 26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지난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기아차 취업 희망자 45명에게 16억 67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다.
C·D씨는 지난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8월 사이 같은 수법으로 17명에게 7억 400만원을 편취한 혐의다.
◇ 지위·경력·친분 과시해 달콤한 제안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경력, 기아차 간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절박한 심정의 구직자·부모들에게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피해자들과 지인 관계이거나 지인(브로커)의 소개로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기아차 정규직은 1억~1억5000만원, 비정규직·사내 하청업체의 경우 4000~5000만원, 사외 하청업체는 2000만원 안팎을 요구했다.
이들은 취업 보증을 암시하는 '차용증'을 써줬으며, '기아차 안팎에서 영향력이 막대한 현직 노사 간부들과 친분이 있다'며 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채로 비공식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곧 면접이 진행된다' '특정인 아들을 취업시켜 근무하고 있다'는 허위 사실을 문자로 보냈고, 협력업체를 견학시켜주는 수법을 썼다.
특히 "비정규직으로 취업해도 2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연봉의 20~25%에 달하는 연말 성과금도 받을 수 있다" "특정 차량 후속모델 개발로 광주공장이 증설된다. 하청업체 증원이 확실하다"는 감언이설로 피해자들을 속여왔다.
이들은 피해자가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면 또 다른 피해자에게 가로챈 돈을 되돌려 주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가로챈 돈 대부분을 외제차·명품 구입, 사행성 게임 등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 퇴직·대출금·전재산 건네기도
피해자들은 '대기업 취직이 보장된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저축·퇴직금을 주거나 아파트를 담보로 수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60대 여성 F씨는 "시골에 살면서 자녀들이 결혼도 못하고 있다. 꼭 취업시켜달라"며 전 노조 대의원 C씨에게 전재산 1억원을 건네기도 했다.
F씨는 암 투병 중이었으며, 평소 친분이 있던 C씨의 은밀한 제안에 속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노조 부지회장이었던 A씨로부터 사기를 당한 이들은 잇단 취업 낙방으로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A씨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거나 취업을 알선해준 이들과 친인척 또는 지인 관계였다.
B·C·D씨에게 속은 피해자 대부분도 무직자였으며, 이들 부모는 열악한 노동 여건에서 힘들게 모은 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 등이 기아차 조합원 자녀에게 채용 가산점을 주는 노사협약과 '지역 사회에서 나돌던 생산·사무직 취직에 특정 금액이 필요하다'는 유언비어를 교묘히 이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은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에게 접근,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다"며 "취업 알선 사기 범죄는 피해 보상도 어려운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 경찰, 채용과정 불법행위 여부 집중 규명
경찰은 금품 거래로 실제 기아차 또는 협력업체에 채용된 사례가 있는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기아차 경영진·광주공장 관계자들에게 사기로 가로챈 돈이 전달됐는지, 기아차 정규직·사내하청업체 채용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A씨는 범행 과정에 기아차 직원 10명에게 각각 25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을 건네받았지만, 직원들은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직원들과 돈을 주고받은 정황을 토대로 부정채용자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자뿐만 아니라 또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피고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014년 12월에도 취업사기 행각을 벌인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 전·현직 간부 등 총 23명을 적발했다.
지난 2004년에는 노조 간부와 직원 등 130여 명이 연루된 대규모 채용비리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노조는 최근 취업사기와 관련한 모든 의혹을 명백히 밝힌 뒤 책임있는 자세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광주=김용대기자
남도투데이 namdo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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