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하는 사람은 가난해야 한다'
남도투데이 namdo2030@naver.com
2017년 09월 12일(화) 16:58
공연계는 항상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다.
매년 같은 말이 반복되지만 '단'의 악센트는 더 강해진다. 위기라는 말에는 어느 정도 덤덤해졌지만 깊어지는 침체에 대한 안타까움은 조금씩 더 보태지는 모습이다.
최근 대학로에서 잘 나간다고 알려졌던 제작사 대표가 세상과 등을 졌다.
마침 연극 공연장에 앉아있을 때 이 소식을 접했다.
"삶에서 경험할 수 없는 열정을 느끼기 위해 연극을 본다."(남자 주인공)
"경험할 수 없는 열정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삶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여자 주인공)
고인을 가장 최근 만난 것은 지난해 말. 그의 인상은 '대범한 호인'. 당시 그는 공연 외적으로 업계의 판을 키우고 싶어 했다. 공연만으로는 제작사 운영의 답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에도 유명 연극 제작사 대표가 스스로의 삶을 놓았다. 그 역시 성품 좋기로 소문났었다. 당시 대학로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울먹였다.
대개 연극 무대에는 고단하거나, 지루하거나, 활력이 떨어진 삶에 대해 자신을 포함한 세상 사람들의 고민을 풀어줄 열쇠를 찾는 노력들이 올려진다.
연극배우뿐 아니라 연극에 얽혀있는 모든 사람들은 무대와 백스테이지에서 각기 다른 모습의 삶을 산다. 이들 모두가 삶의 해답을 찾아보려는 연극을 고집스레 붙잡고 있지만, 그 연극을 위해 생존의 근거지를 찾아보려고 주변을 샅샅이 흝어가야 한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요즈음 공연가엔 무대에 올려 놓은 작품들을 조기에 폐막한다는 소식이 줄 잇는다. 인지도 있는 아이돌 출연의 효과도 공연 초반에 반짝할 뿐이다.
'문화가 있는 날'은 공허한 울림이다. 공연을 업으로 삼는 이들조차도 '공연과 멀어지게 하는 날들'이라는 자조섞인 푸념이 많다. 할인과 공짜로만 인식되기 때문이다.
'예술하는 사람은 가난해야 한다'는 이야기에는 '가난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담겨있다. 가을엔 공연보는 사람이 많았으면 한다./뉴시스
남도투데이 namdo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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